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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청원 및 제안

국민청원 및 제안

청원종료

인터넷 심의 및 접속차단 제도의 재정비를 촉구합니다

참여인원 : [ 1,171명 ]

  • 카테고리

    문화/예술/체육/언론
  • 청원시작

    2019-02-14
  • 청원마감

    2019-03-16
  • 청원인

    twitter - ***
  1. 청원시작

  2. 청원진행중

  3. 현재 상태

    청원종료

  4. 브리핑

청원내용

2019년 2월 중순부터 SNI 필드 필터링을 이용한 HTTPS 보안 연결 거부 기술이 방통심의위 유해사이트 차단 장치에 포함되었습니다. 그동안 보안 연결을 통해 기존 차단 시스템을 회피하던 불법 사이트는 철퇴를 맞게 되었습니다. 분명 좋은 소식이나 한편으로 우려를 떨쳐낼 수 없습니다. 이번 SNI 필터링뿐 아니라 예전부터 생각해 온, 인터넷 심의 및 접속차단 시스템 전반의 신뢰성 문제입니다. 기술적인 얘기는 최대한 자제하겠습니다. 다만 이 인터넷 보안의 근간을 훼손할 수도 있는 막강한 시스템을, 과연 유관 기관이 제대로 다룰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를 하려 합니다.

인터넷 사이트 심의 제도를 자세히 모르는 분들을 위하여 설명을 덧붙입니다. 특정 사이트를 필터링하여 warning.or.kr로 유도하는 작업은 인터넷 사업자(KT, SKBB, LGU+ 등)의 네트워크 인프라에서 자동으로 수행합니다. 인터넷 사업자에 필터링 기준을 주는 곳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입니다. 방심위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는 별개의 단체로서 명목상으로는 민간기구입니다. 이름대로 인터넷뿐 아니라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의 심의도 관장하는 곳입니다. 굳이 방통위와 방심위를 분리한 것은, 표면적으로라도 방심위가 어용검열기관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심의위원은 대통령과 여야가 나누어 위촉하므로 순수한 민간기구는 아닌 셈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짐작과 달리 유해사이트를 지정하는 곳은 여성가족부가 아닙니다. 물론 여성가족부에서 청소년유해매체를 지정하긴 하지만, 실제 심의하고 차단 결정을 내리는 곳은 방심위입니다. 그밖에 경찰청, 국정원, 식약처 등이 방심위에 유해사이트 지정을 요청합니다. 우리 일반 국민도 방심위에 민원을 제기하여 웹사이트 심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모든 유해사이트 차단 결정은 최종적으로 방심위를 거칩니다.
설명을 읽으신 분들은 제가 비판하려는 대상이 방심위라는 것을 아실 겁니다. 이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현행 인터넷 심의 및 접속차단 제도의 문제점을 살펴보겠습니다.

1. 애매모호: 방심위의 막후 회의
방심위의 인터넷 사이트 심의 과정의 문제를 찾기 위해, 같은 기구에서 수행하는 방송 프로그램 심의 과정과 비교해보겠습니다.
방송 프로그램 심의도 마찬가지로 국민이나 기관의 요청을 받으면서 시작합니다. 심의위원들은 해당 방송을 시청하며 문제점을 발견하고, 문제의 경중에 따라 단계적인 조치를 내립니다. 심의 결과는 정부기관 방통위를 거쳐 해당 방송사로 전달되며, 방송사는 방심위에서 내린 조치(정정보도, 징계 등)를 수행합니다. 방송 프로그램 심의 또한 "꼰대 심의"로 비판 받을 정도로 보수적이나, 일단 절차상 큰 하자는 없어 보입니다.
인터넷 사이트 심의는 중요한 부분들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민원이나 기관의 요청으로 대상 사이트를 확인한 심의위원들은 문제점을 발견하면 차단 조치를 내리고, 각 인터넷 사업자에 차단 명령을 내립니다. 이게 끝입니다. 단계적인 조치도 사이트 관리자에 대한 고지도 없이 갑자기 차단이 이루어집니다.
몇 년 전에 어떤 게시물이 유해사이트로 차단을 당했습니다. 잇따라 발생한 금융기관 정보 유출 사고를 '개인정보 거래소'에 빗대어 풍자한 블로그 글이었습니다. 곧 방심위로부터 차단을 당했고, 게시물 작성자는 전화로 방심위에 이의제기를 시도했습니다. 유해사이트로 지정된 구체적인 사유는 무엇이냐, 심의 내용을 알려달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이 가관입니다. "유해사이트 정보는 불법이기 때문에 심의 내용도 불법이다. 그러니 알려줄 수 없다."였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느 부분을 고쳐야 하는지, 게시물 작성자는 알 수 없었습니다. 정상적인 대화를 포기한 작성자는 방심위의 불합리함을 알리는 증거로서 게시물을 그대로 유해사이트로 두었습니다. 링크를 드리고 싶지만 해당 사이트가 공식적으로 불법이므로 그러지 못하는 점 양해 바랍니다.
방송 심의는 -- 비록 보수적일지라도 -- 온전히 회의록이 있고, 심의 결과를 해당 방송사에 알려줍니다. 인터넷 심의는 회의록이 있는지조차 모릅니다. 직접 확인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차단하는 건지, 정식적인 회의가 아닌 식후 담배타임 때 결정하는 건지, 일반 누리꾼도 사이트 관리자도 인터넷 사업자도 모릅니다.

2. 낙장불입: 한 번 불법은 영원한 불법
한 번 유해사이트로 분류된 곳은 이례적인 몇 건을 제외하면 번복되지 않습니다. 이명박 정권 때 대통령을 비방하는 뜻의 트위터 계정명이 차단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현재는 트위터가 기본적으로 HTTPS를 사용하기에 실제 차단 효과는 못 봤지만, HTTP로 접속하면 현 정부에서도 차단 당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전 정권에서 미디어 전반에 행했던 부당한 검열의 잔재가 인터넷에는 남아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방심위가 명목상 민간기구이기 때문에 정부가 정정을 명령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다르게 말하면, 과거 차단 조치가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방심위에서 자율적으로 언제든지 재심의를 통해 차단을 풀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차단 사유, 즉 어떤 법률을 위반했는지에 따라 기간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차단 결정 후 1주 정도 사이트 관리자의 이의 제기 기간이 주어집니다. 그러나 1절에서 설명했듯 심의 결과나 차단 소식이 사이트 관리자에게 직접 전달되지 않으므로, 사이트 관리자가 운이 좋게 사이트 차단 사실을 조기에 알고 차단 사유를 짐작하여 소명 자료를 준비하지 않는 이상 꿈 같은 얘기입니다.
유해사이트 도메인(사이트 이름)의 소유자가 바뀌었을 때 이를 반영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모 외국 브랜드는 이미 문을 닫은 불법 사이트의 도메인 이름을 모르고 사용했다 뜬금없이 한국 인터넷에서 차단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재심의 기회는 항상 열려 있어야 합니다.

3. 각주구검: 손이 저리면 팔을 자르는 과감함
해양경찰이 잘못했으니 해양경찰 자체를 해산하겠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은 지난 정권 작품이지만, 인터넷에는 이런 낡은 생각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이번 사례는 다른 때도 아닌 2018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갑자기 트위터 모바일 페이지에 접속하면 warning.or.kr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SNS 서비스 전체를 차단한 사고였기 때문에 곧 번복되었으나, 예상대로 이유는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아마 일부 불법 트위터 계정을 차단하는 중 트위터 도메인 자체를 차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나 이번에 도입된 SNI 필터링은 상세 주소가 빠진 도메인 이름까지만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여차하면 유튜브 영상 몇 개 차단한답시고 유튜브 서비스 전체를 막아버리는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SNI 필터링을 막 개시한 현재, 전연령 서비스와 성인 대상 서비스를 분리 운영하나 같은 도메인을 공유하는 일본 웹사이트가 차단당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몇몇 국외 파일 호스팅 사이트도 불법 정보 유통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서비스 전체가 차단되었습니다. 학술 목적으로 종종 국외 파일 호스팅 사이트로부터 파일을 받아야 하는 청원자 본인으로서는 일일이 네트워크 우회를 해야 하므로 상당히 불편합니다. 국외 사이트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정부가 어떻게 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한다면 참작이 될까도 싶지만, 그렇다면 그동안 디지털 성범죄 영상이 버젓이 거래되던 국내 웹하드 사이트에는 그렇게 강경한 대처를 하지 못했는지 의문만 커집니다. 이 문제는 4절로 이어집니다.

4. 이장폐천: 국내에서 못 보게만 한다고 없어지나
손바닥으로 하늘이 가려지나, 사실 이것은 방심위보다 정부를 향한 메시지입니다. 물론 이번 정부에서 밤토끼와 소라넷을 직접 폐쇄시킨 것은 매우 좋게 평가합니다. 다만 이런 근본적인 조치가 전시행정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이번 정부를 대체로 신뢰하나, 소라넷이 게으른 공권력을 회피해 온 역사를 알고 있고, 도메인이 바뀌는 족족 소라넷 차단을 요청하며 피로감을 느낀 적이 있기에 당부드리는 것입니다. SNI 필터링으로 디지털 성범죄의 온상 수백 곳을 차단했다면, 기술인으로서 떨떠름한 면이 있어도 대의만큼은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이트 차단 조치는 단순히 한국에서 해당 사이트로의 접속을 차단한 것에 불과합니다. 외국에서는 그대로 사이트 접근이 가능하며, 국내에서도 간단한 우회 과정을 거치면 됩니다.
사이트 접속차단 조치는 당장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줄이기에는 효과적이지만, 어디까지나 미봉책으로서 근본적인 해결은 할 수 없습니다. 디지털 성범죄와 같이 심각한 사안이라면 국제 공조는 노력이 많이 들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상습적이고 고의적인 저작권법 위반도 충분히 사이트를 폐쇄할 명분이 됩니다. 차단이 능사가 아닙니다. 발본색원이라고, 사이트 접속차단은 문제가 해결되기 전 임시조치로만 사용하고, 불법 서비스 자체를 폐쇄시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청원인 개인은 자유주의자로서, 성인이라면 상당한 책임을 지운다는 전제 하에 최대한 많은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과 다르기도 하고 성인만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도 아니기에, 청소년유해매체 및 불법 콘텐츠 차단은 대체로 동의합니다. 다만 그 방법, 기술적인 문제는 둘째치고도 검열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남아 있는 제도에는 확실히 문제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하나, 불법 사이트를 차단하는 명분을 명확히 하십시오.
둘, 심의 대상 사이트의 관리자에게 심의 내용 및 결과를 고지하십시오.
셋, 차단 조치를 내리기 전 사이트 관리자에게 소명하고 시정할 기회를 충분히 주십시오.
넷, 차단 조치가 잘못되었을 경우를 위하여 재심의 창구를 항상 열어 놓으십시오.
다섯, 차단 조치는 임시조치로만 사용하고 발본색원에 주력하십시오.

청원동의 1,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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