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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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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종료

고속버스 기사였던 남편이 과로로 돌아가셨습니다.

참여인원 : [ 805명 ]

  • 카테고리

    행정
  • 청원시작

    2018-09-13
  • 청원마감

    2018-10-13
  • 청원인

    naver - ***
  1. 청원시작

  2. 청원진행중

  3. 현재 상태

    청원종료

  4. 답변완료

청원내용

너무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에 어디에 하소연이라도 하고자 하는 심정으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립니다. 두서없는 글이라도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남편은 대원고속이라는 운수회사에서 근무하시던 운전기사였습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월19일 사망하셨습니다. 사망하시기 전까지 배차간격이 짧아 실제 휴게시간이 보장되기 어렵기로 유명한 원주-강릉 노선을 운행하셨습니다. 하루 근로시간만 15시간 에 육박하고 평균 1주 3일, 많아야 4일 근무를 하는데 돌아가시기 직전 주에는 5일 연속 근무하시고 쉬는 날 아침 서울로 볼일 보러 가시느라 타고 가던 고속버스에서 주무시듯 돌아가셨습니다. 부검결과는 급성심근경색이라고 하더군요.

남편은 올해 54세로 평소에 병원 한번 다녀본 적 없을 정도로 건강한 사람이었습니다. 부검결과에서도 다른 쪽은 전혀 이상이 없이 건강한 상태였으나 심장과 연결된 2개의 혈관 중 1개가 막혀있었다고 합니다.

남편의 근무기준은 1주 3일 근무였습니다. 간혹 배차 상 4일을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근무해도 하루 근무시간이 회사에서 인정하는 근로시간만 14시간 20분이고 실제 하루 16시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업무를 해 매우 힘들어 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는 마산쪽 노선이 증차가 되는 바람에 기사들이 그쪽으로 지원을 가서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하루 추가 근무를 지시받아 4일 근무를 하기로 되었었는데, 동료 기사의 개인사정으로 하루 추가근무를 배정해 주 5일을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더위에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는데 5일씩이나 일을 하면 힘들어서 어쩌려고 그러냐고 했더니 동료의 사정이고 회사일인데 어쩌겠냐고 하더군요.

그때가 계속 낮 최고기온이 37도에서 38도를 웃돌고 밤에도 30도가 넘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던 때였습니다. 밤새 에어컨을 켜놔도 잠을 자기 힘들 때였죠. 더구나 휴가철이 시작되고 차량 이동이 많은 토요일부터 수요일까지 근무하셨습니다.

평소에도 원주와 강릉을 운행하는 노선은 기사들 사이에서도 일이 힘들다는 소리가 나오는 노선이었습니다. 운행 시간마다 출근하는 시간이 달랐지만 강릉에서 아침 6시 10분에 출발하는 차를 운행하는 날은 집에서 5시 정도면 출근을 하셨습니다. 운행시간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하셔서 차고지에 도착해서 전날 점검을 했어도 혹시라도 차량에 문제는 없는지 또 이것저것 차량 운행할 준비를 해야 하니까요. 강릉에서 6시 10분에 첫차를 운행하는 날은 5시전에 출근하여 밤 8시 반이 넘어야 퇴근, 다음날은 첫차 운행이 8시여서 7시전에 출근, 밤 10시 반이 넘어야 퇴근, 그 다음날은 첫차가 7시에 운행이여서 6시전에 출근, 밤 9시 반이 넘어야 퇴근을 합니다. 이러한 근무패턴이 반복이 됩니다. 저렇게 근무하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하루 근무시간을 14시간 20분으로 인정해준다고 합니다.

평일에는 한번 운행할 때 1시간 20분정도면 되는 거리를 주말이나 휴가철, 명절에는 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시간에도 정류장에 도착하지 못 할 때가 많았습니다. 원주나 강릉 정류장에 도착하여 다시 다음 운행지로 출발할 때까지 쉬는 시간이 50분정도 되지만 그 시간을 온전히 쉴 수 있는 게 아니라 도착하여 버스에 승객들이 두고 내린 쓰레기도 치워야하고 버스 세차도 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쉬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차량이 많은 다른 운수회사는 청소해주는 분들이 따로 계시지만 원주와 강릉 정류장에는 대원고속버스가 몇 대 되지 않기 때문에 내부청소나 외부 세차를 기사분 들이 직접 해야 합니다. 강릉 정류장만해도 다른 운수회사는 세차장이 따로 있는데 대원고속은 세차장이 따로 없기 때문에 세차를 할 때 기사분들이 일일이 양동이에 물을 몇 번 씩 받아와서 세차를 해야 합니다. 제 시간에 식사 하는 것은 꿈도 못 꾸는 일이었구요. 차량 이동이 많은 주말이나 휴가철, 명절에 차가 밀리면 다음 행선지로 돌아와야 하는 시간인데도 정류장에 도착하지 못하여 급하게 돌아오느라 식사를 거르는 일이 잦았구요. 그렇게 힘든 노선이지만 다른 장거리 노선은 마지막 행선지에 숙박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원주노선은 집에 와서 잠을 잘 수 있어 그것 때문에 강릉-원주 노선이 힘들어도 참는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밖에서 자면 혼자 숙박하는게 아니라 방을 구해 여러 명이 함께 자기 때문에 불편해 잠을 못자 다음날 운행하는데 지장도 있고 집에 혼자 있을 제가 걱정이 되어서 집에서 자는게 낫다고...

그러던 사람이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마산 노선에 기사가 한명 필요하다고 하는데 원주노선 대신 마산노선으로 바꿀까 하시더군요. 몇 시간씩 운전해야하는 장거리 노선인데 힘들지 않겠냐고 했더니 운행하는 동안 휴게소에도 한번 들르고 도착해서 다시 돌아와야 하는 시간까지 몇 시간 쉬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원주 보다는 덜 힘들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일하시던 분이 그 무더위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5일을 연속 일을 하셨는데 힘들지 않았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게 아닐까요? 그것도 회사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5일을 일을 하셨는데 회사는 근무 중에 일어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합니다.

제 남편은 돌아가시기 전날 7월 18일까지 7월에만 14일 근무하셨습니다. 주52시간 시행이 되어서 저녁이 있는 삶이니 어쩌니 하고 연일 방송에서 화제가 될 때 출퇴근하는 시간을 빼고도 5일 동안 71시간이 넘는 시간을 근무하셨습니다. 대원고속은 주52시간 근무 유예기간동안 주68시간을 근무하게 되어있다고 합니다. 알아보니 회사가 말하는 주 68시간은 1주 40시간, 연장 12시간, 휴일 16시간으로 계산되어야 하는 근로시간인데 남편은 5일에 몰아서 법을 훨씬 초과하는 근로를 했던 것입니다.

장례식에 노조위원장이라는 사람이 왔길래 이건 회사에서도 책임이 있는 게 아니냐고 물어봤습니다. 본인이 원한 것도 아니고 무더위에 제대로 못 자고 회사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5일 연속으로 일하다 이렇게 된 것인데 과로를 지시한 회사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노조면 노동자의 편에서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해 물었던 것인데, 노조위원장이라는 사람은 웃으면서 원래 기사들 만근(한달에 기본으로 일 해야 하는 일수)이 22일이기 때문에 누구나 그 정도는 일하는 거라 문제가 없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계약서를 봤더니 만근이 18일로 되어있었습니다.) 화가 나는 감정을 참으며 남편이 얼마 전 원주 정류장에는 기사들이 쉴 데도 마땅치 않아서 여름 땡볕에 길에 앉아서 쉰다고 하더라니까 다시 웃으면서 휴게실이 있지만 담배피우는 기사들은 왔다갔다하기 귀찮아 휴게실에서 쉬지 않고 길에서 쉰다는 소리를 하더군요.

나중에 다른 기사분께 알아봤더니 휴게실이 있긴 하지만 버스 정류장에서 길 건너에 150m 정도 떨어져 있다고 하더군요. 그 땡볕에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고 땀이 줄줄 흐르는데 잠깐 쉬자고 150m를 걸어갈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노조라는게 근로자한테 일이 생기면 근로자 편에서 회사랑 싸워 주는게 노조가 아닌가요? 노조위원장이라는 사람이 저런 식으로 얘기 하는걸 들으니 대원고속 노조는 근로자 편이 아니라 회사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조에서는 해 줄 일이 아무것도 없으니 지부장이 오시면 지부장한테 얘기하라고 하길래 지부장한테 다시 얘기했습니다. 지부장도 근무시간에 생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 책임도 아니고 회사에서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운행 중에 저렇게 가셨으면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한테도 큰 피해가 갔을텐데 남한테 피해주지 않고 가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회사에서 저런 식으로 얘기하니까 저도 사람인지라 승객한테 피해를 주더라도 근무 중에 돌아가셨으면 회사에서 저런 식으로 나올까하는 생각이 잠깐 들면서 남은 가족들이 편하려면 차라리 근무 중에 돌아가시지라는 원망도 들더군요.

남편이 처음 입사해서 교육 받고 와서 하는 말이 회장님이 밑바닥부터 고생하시면서 KD운송그룹이라는 큰 회사를 만들었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고충도 알고 직원들을 가족처럼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회사는 기사들을 일하는 기계 취급하였습니다.

팀장이라는 사람은 꼭 가지 않아도 되는 연찬회인지 간담회인지 참석하고 그 다음날 하루 휴무까지 총 3일을 쉬었다고 합니다. 팀원에게는 사람이 없다고 무리하게 5일씩이나 일을 시키면서 말입니다. 동료 기사분들께 전해 들으니 생전에 남편께서 근무를 짜는 팀장에게 4일 이상 일을 하게 되면 힘들어서 안되니까 절대로 4일 이상 일 시키지 말라고 몇 번을 얘기하셨답니다. 그러던 사람이 동료 기사께서 병원에 가야하는데 사람이 없다고 정작 본인은 돌아가실 줄 모르고 일을 하셨습니다.

동료나 운전 일을 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저 정도면 과로사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회사에서만 근무 중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쉬는 날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과로사도 아니고 회사 책임도 아니라고 합니다. 힘들게 일하시다가 허망하게 가신게 억울해서 산재 신청이라도 하려고 노무사를 선임했습니다.

노무사 사무실에서 산재 신청 때문에 자료가 필요해서 남편께서 근무하시던 강릉영업소에 근무일지나 배차시간표 등 자료를 요청한지가 한달이 다 되어 가는데 본사와 강릉영업소에서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자료를 주지 않더니 이제는 본사 이사 핑계를 대면서 자료를 못주겠다고 하더랍니다.

남편을 부검한 국과수에 저런 경우 과로로 인해서 급성심근경색이 올수도 있냐고 문의했더니 폭염에 5일을 근무하셨다면 과로를 배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근무가 끝나고 하루가 지난 것도 아니고 전날 새벽 5시에 출근해서 밤 8시 반이 넘는 시간까지 일을 하시고 다음날 볼일 때문에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가시다가 버스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서울에 도착해서 오전 10시 10분경에 남편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심정지가 된 상태였으니 언제 돌아가셨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병원 응급실에서 연락을 받았을 때는 오전 11시였구요. 아침 7시에 집을 나간 사람이 4시간 만에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습니다.

처음엔 남편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 왔길래 서울에 도착했다고 전화한 줄 알고 받았는데 병원 응급실인데 남편께서 버스에서 심정지가 와서 병원으로 옮겨서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심정지가 된 상태였다는 소리를 듣고도 혹시나 잘못 들었나 싶어서 몇 번이나 의식이 있냐고 확인하고 또 확인을 했지만 휴대폰을 통해서 돌아가셨다는 소리만 반복해서 들려오더군요. 청천벽력이라는게 이런건가 싶었습니다.

평소에 자기는 아프면 식구들이 병수발 하느라 고생하지 않게 숨을 참아서 빨리 죽을거라고 너스레를 떨더니 가족들에게 잘 가시라는 인사를 할 시간도 주지 않고 갑자기 그렇게 가족들 곁을 떠나셨습니다. 병원에서 연락받고 강릉에서 출발하여 몇 시간 만에 병원에 도착하여 차디찬 모습으로 영안실에 안치되어 있는 남편의 모습을 보았을 때 저희 가족들의 심정이 어땠는지 웃으면서 얘기하던 저 사람들은 알까요? 그 사람들의 가족이 저희와 똑같은 일을 당했어도 웃으면서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매일 반복되던 별게 아니라고 생각하던 일상들이 얼마나 큰 행복이었고 저희 가족들에게는 이제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일이 되었다는 걸 저 사람들은 알까요? 과연 누구나 그만큼 일을 한다고 하는 사람이나 근무 중에 일어난 일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 책임이 아니라고 미소 띤 얼굴로 말하는 사람들은 사랑하는 남편이고 아빠인 사람을 그렇게 허망하게 떠나보내고 남아있는 저희 가족들이 어떤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지내는지 알기나 할까요?

그 사람들에게 저희 남편께서 일했던 똑같은 상황에 똑같은 일을 해보라고 하고 싶네요.

남편께서 갑자기 떠나신지 두달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저녁이면 퇴근해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 올 것만 같고 썰렁하다고 구박해도 꿋꿋하게 해주던 아재 개그도 하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 남편이 저렇게 가시고 나서 회사에서 다른 기사분들 한테는 절대로 4일 이상 일을 안 시킨다고 하더군요. 결국은 이래저래 제 남편이 희생양이 된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가족들의 슬픔과 답답함과 억울함을 누구에게 하소연해야할까요?

현재 산재신청을 위해 노무사를 선임했고 남편의 사망이 과로가 원인이 되었다는 입증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그 어떤 서류도 내어주지 않고 알아서 하라고 하며, 산재신청을 하고 근로복지공단에서 정식 조사요청이 오면 그때 협조하겠다고 합니다. 산재법이 개정되어 산재입증책임이 근로복지공단에 있다고는 하나 신청인 측에서 객관적인 자료를 정리하여 사망과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해야 승인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편의 사망전 업무사실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운행일지, 기사별 배차표, 사규, 근무규정 등 어떠한 자료도 회사에서 제공해 주지 않아 매우 곤란한 상황에 있습니다.

산재 신청을 하는 경우 회사가 관련 서류에 대한 제공의무를 규정하고 엄격하게 처벌하였으면 합니다. 나아가 이러한 상황에서 부디 제 남편 산재 승인 신청이 받아들여져서 고생하다 허망하게 가신 제 남편의 한과 저희 가족들의 슬픔과 억울함이 풀어졌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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