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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비엔날레 개막식 축사

2018-09-06



“반갑습니다. 광주 시민 여러분, 원래 이렇게 큰일을 하는 날 비가 오면 굉장히 좋은 일이 있다는 우리나라의 속설이 있습니다. 12회 광주 비엔날레도 굉장히 좋은 일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비가 그러한 축제의 의미를 뜻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 뜻깊은 행사에 함께하기 위해 먼 길 와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열두 번째를 맞는 광주 비엔날레의 개막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광주에 오면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무등’의 정신을 말하는 어머니 같은 산, 무등산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새해 첫날, 저는 광주 발산마을 주민들과 함께 무등산에 떠오르는 해돋이의 힘찬 기운을 받았습니다. 힘든 시절 광주를 자주 찾던 저에게 냉철한 깨우침과 뜨거운 마음을 내어준 분들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나보다 우리’를 돌보는 데 관심이 많은 광주 여러분들을 만나며 광주가 왜 ‘빛고을’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광주는 38년 전 5월, 가장 참혹한 상황에서도 인간이 어떻게 서로를 보듬을 수 있는지 숭고한 인간애를 보여준 도시입니다. 항쟁기간 동안 거리에 솥을 걸고, 밥을 짓고, 내 자식 남의 자식 가리지 않고 주먹밥을 지어주었던 그 마음들이 바로 경계 없는 마음일 것입니다. 너와 내가 따로 없이, 타인의 고통을 돌보던 ‘대동광주, 대동세상 광주'를 기억합니다.”


“역사 속에서 늘 정의를 향한 길을 걸었고 그로 인해 감당해야 했던 숱한 상처들을 예술로 치유해 왔던 도시가 ‘의향’이자 ‘예향’인 광주입니다. 제 남편과 저는 광주에서 5.18을 기리는 여러 문화행사에 함께 했고, 1회 광주 비엔날레 때부터 이 전시를 관람했습니다. 광주 비엔날레는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광주’에 걸맞은 뚜렷한 시대정신과 인류 공동의 화두를 제안해 왔습니다.”


“오늘 문을 여는 12회 광주 비엔날레의 주제는 ‘상상된 경계들’입니다. 세계화를 외치는 시대이지만, 눈에 보이는 경계들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에 그어진 다양한 경계들이 있습니다. 그로 인해 세계의 그늘은 더욱 짙어져가고, 소외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의 상처는 깊어갑니다. 타인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느끼는 측은지심을 가질 때,넘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경계들을 넘어 모든 인간이 존엄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번 광주 비엔날레에서는 ‘북한미술전’이 열립니다. 예술을 통해 70년 단절의 세월을 잇는 뜻깊은 전시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통로로 만나다보면 서로 간의 이질감은 차츰 해소될 것입니다. 지난 4월27일, 군사분계선에서 이뤄진 남북 두 정상의 만남을 보면서 우리의 소원인 통일의 날이 성큼 다가옴을 느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넘어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희망에 가슴이 부풀었습니다.”


“‘나와 너’를, ‘우리와 그들’을 나누는 대신 서로의 안녕과 평화를 돌보자는 광주 비엔날레의 메시지가 경계를 넘어 온 세계로 퍼져나가길 바랍니다. 인류가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예술을 통해 이끄는 역할을 광주 비엔날레가 하고 있습니다.

광주 비엔날레 재단 관계자 여러분과 국내외 참석하신 작가 여러분, 그리고 애써 주신 모든 분들께, 그리고 광주 시민들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