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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를 떠나며

2019-09-05



양곤에 내리는 비는 벼이삭을 적시고, 열기를 식히고, 우리 일행들의 마음에 잠시 여유를 주었습니다. 골고루 나누어주는 비처럼, 미얀마 사람들은 나눔으로 공덕을 쌓고 어른을 공경하며 서로 협력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네 고향마을 이웃들 같았습니다.


윈 똣쪼 장학회를 아십니까?


미얀마 이주노동자 윈 똣쪼 씨는 작업 도중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가 되었지만 네 명의 우리 국민에게 장기기증으로 새 생명을 나눠주었습니다. 유가족들은 정부가 지급한 장례비를 한국 고아원에 기부했습니다. 미얀마 한인회는 그 뜻이 너무 고마워 '윈 똣쪼 장학회'를 세워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기려주고 계십니다. 지금까지 26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고, 더 확대할 것이라 합니다.


미얀마는 한국전쟁 때 쌀을 보내 우리에게 폐허를 딛고 일어날 힘을 주었습니다. 미얀마와의 협력은 서로의 성장을 돕는 길이면서 동시에 미덕을 나누는 일입니다. 양곤 인근에 건설될 경제협력산업단지는 빠르게 성장 중인 미얀마 경제에 가속을 붙이고 우리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선사할 것입니다. 한국의 경험과 미얀마의 가능성이 만났습니다. 우리는 닮은 만큼 서로 신뢰하는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아웅산 묘역에는 35년이 지난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아픔이 남겨져 있습니다. '대한민국 순국사절 추모비'에 헌화하며 북한의 폭탄테러로 희생된 우리 외교 사절단을 기리고, 유가족들의 슬픔을 되새겼습니다. 우리가 온전히 극복해야 할, 대결의 시대가 남긴 고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뜻하게 맞아주신 미얀마 국민들과 우 윈 민 대통령님, 도 아웅산 수찌 국가고문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한강의 기적’은 ‘양곤강의 기적’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우리 국민 여러분, 태풍에 잘 대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