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회 소방의 날 기념사

2017-11-03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소방관 여러분, 

의용소방대원과 내외 귀빈 여러분,

쉰 다섯번째 소방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소방관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365일 단 한 순간도 잠들지 못합니다.

소방관은 모두가 대피할 때 

그 곳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소방공무원이 아니면서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화마와 싸우는 분들도 계십니다.

오직 명예와 보람만으로 지역 주민의 안전을 돌보고 계신 

10만 의용소방대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재난의 현장으로 밤낮 없이 뛰어가는 소방관의 뒤에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늘 가슴을 졸일 것입니다.

소방관의 용기와 긍지의 원천이 되고 계신 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소방관 여러분, 


특히 올해는 소방청으로 독립하고  

처음 맞이하는 소방의 날입니다. 

여러분들의 감회와 기쁨이 남다를 것입니다.

더 커진 책임감으로 이 자리를 맞이했을 것입니다.

저도 같은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 땅에 이어져온 소방의 역사는,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국가의 약속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관청인 ‘금화도감’은

백성을 아낀 세종대왕에 의해 설치되었습니다.

의용소방대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습니다.

소방은 항상 최전선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켰습니다.


재난의 형태가 복잡해지고 규모가 커진 지금,

소방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이제 독립기관으로 승격한 소방청은 

육상재난을 총괄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화재 뿐 아니라 육상에서 발생하는 각종 자연재해와 사회재난에서

국민의 안전을 더욱 철저히 지켜내야 합니다.

지금 국민들은 독립된 소방청에 기대와 신뢰를 보내고 있습니다.

소방관 여러분께서도 

더욱 큰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져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소방관 여러분, 의용소방대원 여러분,

저는 오늘 소방충혼탑을 참배했습니다.

충혼탑에 새겨진 순직 소방관들께

국민들을 대신해 경의를 표했습니다.


방화복도 없이 화마와 맞섰던 시절이 있었고

사다리차도 없이 대형화재를 상대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소방이 국민의 든든한 이웃이 되기까지

선배 소방관들의 무한한 책임감이 있었습니다.


소방관들께서 그렇게 국민을 위해 희생하는 동안

국가는 그만큼의 예우를 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 동안 저는 일선 소방서와 소방학교, 화재현장에서   

사명감에 넘치는 소방관들을 만나왔습니다. 

모두들 긍지가 높았지만, 인력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수재현장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고 강기봉 소방관과

빈소에서 만났던 동료들의 눈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간호학과를 나와 구급업무를 담당했던 강 소방관이

구조업무에 투입되었던 것도, 인력부족 때문이었습니다.  


소방관들의 고질적인 인력부족은 업무의 과중을 넘어

국민 안전과 소방관 자신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금 화재 진압과 구급‧구조 임무를 맡은 현장 인력은 

법이 정한 기준에 비해 1만9천여 명이나 부족합니다. 

정부는 올해 1,500명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부족한 소방인력을 차질 없이 확충할 계획입니다.

국민과 소방관 모두가 안전한 나라를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것을 국민들께 말씀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부족한 인력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우리 소방관들이 해온 역할은 눈부십니다.

지난해 소방관들은 하루 평균 120여건의 화재를 진압했습니다.

매일 2천회의 구조출동을 했고, 

화재와 사고를 당한 368명의 국민을 구조해냈습니다.


이러한 눈부신 활약 뒤에는

소방관들의 가슴 아픈 희생이 있었습니다.


국민들이 언론보도로 알게 되는 순직 사고 외에도

화재와 구조 현장에서 하루 한 명꼴로 

공상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보이는 부상만이 아닙니다. 

위험한 작업과 참혹한 사고현장, 불규칙한 교대근무 등으로 

10명 중 7명이 건강 이상 판정을 받았습니다.

정신적 트라우마로 인한 자살자가

순직자보다 더 많은 실정입니다.


더 이상 사명감과 희생만을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소방관들에 대한 처우개선을 위해 국가가 나서겠습니다.


소방관의 건강과 공무상 재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겠습니다.

소방관들의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는

복합치유센터의 설립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습니다.

소방병원 신설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은 분명히 

숭고한 직업입니다.

동시에 좋은 직업도 되어야 합니다.


소방관들의 숙원인 국가직 전환을 시도지사들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지역마다 다른 소방관들의 처우와 인력‧장비의 격차를 해소하고

전국 각 지역의 소방안전서비스를 골고루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방관 여러분, 


소방관은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국민의 손을

가장 먼저 잡아주는 ‘국가의 손’입니다.


국민이 소방을 신뢰하는 만큼

미흡한 점이 있다면 과감히 드러내고 개선해야 합니다.

소방에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립니다.


첫째, 갈수록 복잡해지고 대형화하는 재난에 

대비하고 대응하는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난과 원전, 산업단지, 화학물질로 인한 화재 등 

특수화재에 대한 대응역량을 길러나가길 바랍니다.  


2016년 9월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은

대한민국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소방청은 대형재난에 대한 체계적 대응역량을 조기에 구축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주기 바랍니다.


둘째, 거주지역이나 연령, 장애로 인해 

안전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주택 밀집 지역과 전통시장 등 

안전에 취약한 지역의 소방시설을 특별히 살피고,

구급차가 배치되지 않은 농어촌 등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해주기 바랍니다.   


임산부와 어린이, 장애인 등 

위험에 특히 취약한 분들에 대한 안전 대책을 

더욱 체계적이고 꼼꼼하게 마련해야 합니다.

현재 병력등록자 일부에게만 제공되는 119안심콜서비스를 

몸이 아픈 65세 이상 어르신들께 

확대하는 계획도 차질 없이 수행하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안전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랍니다.

보이지 않는 여러분의 땀방울이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여러분의 노고를 기억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소방관 여러분, 


119를 호출하면 구조될 수 있다고 국민들은 믿고 있습니다.

그 동안 소방관 여러분은 혼신의 힘을 다해 그 믿음에 보답해왔습니다.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쉰다섯 번째를 맞는 ‘소방의 날이’ 

여러분의 긍지를 높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더욱 확고히 지킬 것을 

다짐하는 날이 되길 바랍니다. 

저도 여러분과 함께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소방관 여러분과 소방 가족 모두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